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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대청호 오백리길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산책

1/27 (금). 

설 명절 1/27 ~ 1/29




호수  

얼굴 하나야
손바닥으로
포옥 가릴 수 있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하니
두 눈을 꼬옥 감을 수밖에....
(정지용·시인, 1902-1950)






호수

호수는
바다를 닮으려 한다
높고 넓은 하늘을 담고 구름을 띄우고…
그러나 가랑잎에도 깨어지고 마는 호수는
가을날 나의 마음을 닮으려 한다
(구광렬·시인, 1956-)




호수연가

깊은 산
외로움 거느리고
바다보다 깊은
파문 속에 내리면
메아리 산울림 되어
울음 우는 호수
달빛 총총히
별을 부른다.
(권영민·시인)









산처럼 호수처럼

산은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 산의 소리를 들으려 산을 오른다
산에 들어가면 그 의연함에 반하고
자연의 섭리에 매료된다
산아래 마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가슴으로 열리는 게 산이다
산같이 변하지 않고
호수같이 맑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욕심 내 본다
(김길남·시인, 1942-)








겨울 호수의 행복

아무도 찾지 않는 깊은 산중의
작은 호수
삶의 거친 바람이
느닷없이 불어오면
갈대처럼 흔들리곤 한답니다

구름이 지나가면
무심히 바라보다가
어디론가 흘러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고
때로는 허무할 때도 있습니다

호수 옆을 지나는
연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애틋한  사랑 나누고 싶지만
물 밀을 보며
꿋꿋하게 그냥 참고 있습니다

봄이면 새싹의 희망을 보고
여름엔 무성한 그늘을 즐기다
늦은 가을
단풍신랑 스스로 찾아들면
겨울엔 얼음 위에 눈 이불 덥고
사랑을 속삭이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청둥오리 신사
눈이 큰 피라미 아가씨
가장 친한 친구들
마음으로 껴안으며
소박한 사랑
나누며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김귀녀·시인)






호수
    
산을 안고 파르르

연꽃 심지 하나
태동하는가
(정숙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