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인자료/일상다반사

책 소개 - 여행의 시간

잠시 서울둘레길로 여행을 떠난 시간에 보려고 가져간책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다녀보면서... 정리되지않았던 느낌들이 요약되어 있다.

그래서 많이 공감하고 보았다.

내용을 간추려보려다 포기하고 원문의 일부를 그대로 복사했다.

3~5시간 정도면 다읽을수 있는 분량의 부담없는 책이다.

 

 

======  이하 글은  책 앞부분에 있는 내용을 옮겨온것임 =======

 

 

여행의 시간

여행의시간은 짧지만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

 

다시 여행 로망을 떠올린다

여행은 쉼표일까, 느낌표일까, 의문표일까?

여러 부호가 등장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마침표는 아니다.

 

이번 여행은 어떤 부호의 여행이 될까? 궁금해진다.

여행은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한다.

훌쩍 떠나자고, 바람쐬자고, 훌훌 털어버리라고, 일할 만큼 했다고, 잊어버리라고,

아무도 모르는 데로 잠시 도망가자고...

 

여행은 우리 인생에서 면면히 이어지는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세계화시대, 미디어시대, SNS시대, 속도의 시대, 예측 불허의 시대,

불안한 시대적 분위기까지,

이 시대는 우리를 여행이라는 파도위에 올려놓는다.

모든 사람이 여행자, 여행러 또는 여행가 되는 시대다.

우리는 타고난 여행자이자 훈련된 여행가 되고 싶어하고,

여행에 대한 로망과 판타지를 마음에 담으면서,

우연은 물론 운명까지도 만나는 여행을 꿈꾼다.

 

우리 인생은 그런 여행을 품게 될까?

여행작가나 프로 여행가가 아닌 이상 현실 여행은 어쩌다 찾아올 뿐이다.

어차피 여행의 시간은 짧다.

그러나 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길다.

 

여행이란 당장 눈앞의 새로움을 즐기는 시간만은 아니다.

여행길이 끝나도 여행의 기억은 시시때때로 떠오른다.

때로는 미소로, 때로는 이불킥으로, 때로는 떨리는 가슴으로,

때로는 격정적인 감동으로, 때로는 지적 호기심으로.

그렇게 여행의 여파는 인생 내내 간다.

 

여행길 이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이나마 달라져있다.

기분이 바뀌었을까? 기운이 붙었을까? 마음이 자랐을까?

그윽해졌을까? 유쾌해졌을까? 너그러워졌을까? 호기실이 커졌을까?

앎이 생생해졌을까? 영혼이 깊어졌을까?

 

 

여행길이란 일상을 깨뜨리는 시간이다.

모르던 세계, 처음 가보는 공간, 낯선 문화, 익숙지 않은 문물,

낯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세계에 떨어지는 상황 그 자체가 비일상다.

이 비일상은 나의 일상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낯선 여행길은 나를 비추고, 나의 관계, 내가 익숙해했던 모든 것을 비춰준다.

그 과정에서 여행은 인생에 풍부한 소재와 주제를 던져준다.

여행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나를 다시 찾고,

찾았다고 생각한 나를 다시 잃어버기도 하고,

내가 몰랐던 또다른 나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짧지만 농밀한 비일상적 체험으로 가득한 여행의 시간은

그래서 일상의 시간으로 돌아왔을 때 두고두고 곱씹게 만든다.

 

여행은 각 여행길 하나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행의 시간은 비록 짧아도,여행을 품은 인생의 시간은 무척 길어진다.

인생의 시간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중, 여행만 한 게 없다.

 

 

여행의 시간에서 발견하는 것들

이 책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쓰리라는 예감이 처음부터 들었다.

여행은 한없이 즐거워도 여행 이야기가 꼭 재미있으리란 법은 없음을

잘 의식하면서 쓰려고 했다.

 

독자가 자신의 여행에서 건져냈던 것을 다시 떠올리고,

또 다른 여행의 가능성을 꿈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1부는 어차피 홀로 가는 인생에서

''라는 인간이 어떻게 여행의 시간을 통해 자라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최고의 여행으로 꼽는 ''홀로여행'이 어떻게 인생의 근력을 길러주는지,

자신과 맞는 궁합을 찾는 능력을 키워주는지,

멍때리기라는 비범한(?) 능력을 되찾게 해주는지,

최고의 인간을 만나게 해주는지,

 

그런가 하면 여행길이 어떻게 우리의 어리석음과 집착과 트라우마를 드러내는지,

여행의 시간 속에서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2부는 우리 각자가 맺고 있는 일상의 관계가 여행에서 어떻게 증폭되는지,

폭로되는지, 또는 재발견되는지에 대한이야기다.

커플여행이 과연 축복만 할 일인가?

아이들과의 여행은 봉사하는 시간인가?

어떻게 하면 효도여행을 부모와의 여행으로 만들 것인가?

강아지와 하는 여행 로망을 어떻게 이루어볼 것인가?

여행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는 의외의 방향으로 튄다.

 

 

3부는 여행에 대한 우리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여행이란 가볍게 노는 거라고? 그렇지 않다.

여행은 우연한 것이라고? 그것만은 아니다.

여행이 돈과 시간의 문제라고? 절대 그것만이 아니다.

 

여행에는 수많은 선택이 개입한다.

우리의 가치관, 취향, 스타일, 후회, 기대, 여망, 모험심,

인생의 모든 체험들이 녹아들며 선택하는 것이 여행이다.

 

우리의 선택을 점검해보자.

 

부록에서는 '김진애의 ' 도시여행법'을 따로 묶어 제시해본다.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나는 도시여행자다.

도시건축가라는 직업적 배경도 작용한 것이지만 도시여행을 최고의 여행으로 친다.

자연여행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다.

 

우주의 이치를 헤아리거나 우주가 자아내는 신비로움에 찬탄하기보다는

인간의 마음과 본성과 욕망과 위대함과 허무함의 역학을 헤아리는 게 훨씬 더 흥미롭다.

지극히 인간적인 호기심으로 도시여행에 매혹되는 것이다.

 

도시여행을 잘하는 요령이 있을까?

내가 제시하는 도시여행법이 꼭 도움이 되기보다는 독자들을 안심시켜주리라 기대한다.

 

 

다음 여행을 기약한다

여행은 인생에 맛을 내는 시즈닝이다.

어떤 양념으로 어떤 맛을 내는가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이다.

어떤 양념이든 여행은 인생에 맛을 더해주니까.

여행길을 떠올리며 두근두근하고,

여행길 위에서 잘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길을 찾으며 잃었다고 생각한 나를 다시 찾고,

여행후에 조금씩 달라진 내가 궁금해지니까.

 

여행의 시간은 우리 인생을 키운다.

여행은 우리가 인생에서 바라는 많은 것을 가능케 한다.

인생의 체험을 농밀하게 해주고, 더 많이 느끼게 만들고,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들고 더 많이 묻게 만들고,

더 많이 알고 싶게 만들며, 더 많은 호기심을 끌어낸다.

더 많이 걷게 만들고, 더 많이 몸을 움직이게 하고,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게 하면서 근력이 붙게 만든다.

 

 

여행 근력이 붙으면 순발력도 생기고 모험심도 강해지고 용기도 자라난다.

대범해지면서도 섬세하고 치밀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여행은 더 많은 의문을 갖게 만들고,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의문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괜찮은 느낌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여행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장담하진 못하더라도,

인생의 시간을 더 풍부한 의미로 채워 넣는 것만은 분명하다.

 

여행은 일상의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하지만 기억의 시간을 훨씬 더 길게 만든다.

인생이 펼치는 수많은 여행의 기회를 기꺼이 잡자.

여행의 파도 위에 올라타자.

어떤 인생으로 태워 갈지 모를 여행의 바람에 기꺼이 나를 싣자.

 

20233

김진애

'개인자료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 장례 문화는  (2) 2023.12.08
해트트릭(Hat-trick)  (2) 2023.11.01
광교호수둘레길을 걷다.  (2) 2023.09.18
길치근린공원 - 질현성  (0) 2023.09.12
2023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신청  (6) 2023.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