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으로서 너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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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2014. 4. 17.
온종일 하늘이 흐리고 물방울이 떨어졌다.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모르는 체하면 될까어른이라 일컫는 나는... 늘 그랬지
핸드폰 끼고 살지 마라아이돌이 뭬냐몰려다니지 마라잠이 왜 이렇게 많아컴퓨터 적게 해라TV 그만 봐만화 보지, 야동 보니? 학원은? 성적이 이게 뭐니?라면, 인스턴트 먹지 마, 하지 마
전세계 어린이, 청소년들 중 행복지수 꼴찌.너는 그렇게도 웃고 싶고, 울고 싶고, 욕하고 싶고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쌈하고 싶고, 놀고 싶었는데슬프고도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넘치는 생명이 아쉽고 안타까워, 그렇게 깔깔대고 작은 창에 코 박고 겨우핸드폰에 중독되었는데.. 엄마아빠 눈치 보며 ‘중독’되었는데
걱정마라, 쳐들어오면 밀고 올라갈 거다.아무 일 없으니 여전히 생업에 종사하라던쓰레기들은, 한강다리 폭파하고 제일 먼저 내뺐지그리고 그 다음 놈이 그 다음 놈이 그 다음 놈이...그랬지나오지 말고 그대로 있어. 그처럼 오늘도 어른들은 구명보트 타고 먼저 내뺐어. 64년전 반쪽 대한민국 역사의 첫 단추였던 그 쓰레기들이 그랬던 것처럼..
잘 못 끼워진, 혹은 그 누가 의도적으로 잘 못 끼운 혹독한 거짓의 배경에서, 기왕에 시들은 어른들은 파릇한 너희들을 닦달했지고문했어.. 나는 잔인한 가학주의자였단다. 자백할께..이 봄에 꽃은 보았니? 네 주위에도 피었을 너 닮은 꽃..
꽃보다 아름다웠을, 그러나 피어보지 못한 내 새끼들은고귀한 한 생명으로, 둘도 없는 한 사람으로 존중 받는 게 뭔지도 모르는 채,그토록 싱그럽게 웃고 떠들고 씩씩하게 욕지거리 하던이제 다시는 내 눈으로 영원히 볼 수 없는 네 모습과 목소리는검디검은 어둠 속으로 저물어 갔다. 내가 드리운, 너는 이해조차 못했을 심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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